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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7 30, 차가운 에어컨 바람이 맴도는 국회 회의장 안에는 그보다 더 서늘한 침묵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많은 축구 팬들이 지켜본 축구협회 청문회 생중계 화면 너머로, 묵묵부답과 책임 회피로 일관하는 증인 (관계자) 들의 모습이 비칠 때마다 곳곳에서 답답한 한숨이 터져 나왔습니다. 저 역시 화면을 바라보며 씁쓸함을 감출 길이 없었습니다. 이번 청문회에서 꼭 밝혀졌으면 했던 단 하나의 질문, "지금 현재 이 시스템의 총 책임자는 누구인가?" 라는 물음에 예상대로 그 누구도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미 뼈아픈 결과를 마주했습니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은 허탈함 속에 막을 내렸습니다. 불과 4년 전 카타르에서 16강 진출의 기쁨을 나누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32강조차 들지 못하고 일찌감치 짐을 싸야 했습니다. 그 여파로 피파랭킹은 30위권 밖으로 속절없이 밀려났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한국 축구의 뼈아픈 실패이자 퇴보입니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감독 선임부터 선수단 관리, 대회를 준비하는 모든 순서와 절차를 총괄하는 기관이 나서서 고개를 숙여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마치 자신들과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는 듯 외면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2024년에 이어 또다시 축구협회 청문회가 열리는 것에 대해, 과연 실효성이 있는 절차인지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지난번에도 명확한 결론 없이 끝났는데 또 다른 문제점이 나오겠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재정 22대 국회 후반기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청문회 도중 정리 발언을 통해 이 자리가 왜 반드시 열려야만 했는지, 그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그는 "이 자리는 특정 감독을 맹목적으로 비난하거나 단순히 경기 결과를 따져 묻는 자리가 아니다. 감독 선임 과정이 투명한 방법으로 이루어졌는지, 협회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자리"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어진 발언은 더욱 뼈아프게 다가왔습니다. 감독 선임의 최종 결정권자가 누구였는지, 전력강화위원회 규정은 제대로 지켜졌는지, 그리고 이토록 반복되는 실패에도 왜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지 조목조목 짚었습니다. 나아가 국민과 축구 팬들이 협회에게 도대체 어떤 존재로 인식되고 있는지를 묻는 대목에서는 가슴 한구석이 꽉 막히는 듯한 먹먹함을 느꼈습니다.

 

위원장님의 목소리는 결코 높지 않았습니다. 소리를 지르거나 격양된 감정을 드러내지도 않았고, 거친 표현을 섞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차분하고 논리적인 어조였지만, 그 어떤 날카로운 질책보다 무겁고 엄중하게 회의장에 울려 퍼졌습니다.

 

제가 이번 축구협회 청문회에서 가장 분노하고 또 확인하고 싶었던 부분 역시 '책임의 부재'입니다. 지난 2024년 청문회 당시, 우리는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의 불투명성, 전력강화위원회의 비정상적인 운영 시스템, 그리고 기술위원장의 권한 남용 논란을 똑똑히 지켜보았습니다.

 

당시 이임생 기술위원장은 분명히 대중 앞에서 "감독 선임에 대한 전권을 위임받았으며, 결과가 잘못될 경우 본인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라고 단언했습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정작 자신을 향한 날 선 질문이 쏟아져야 할 이번 청문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그는 캄보디아 구단으로 이직하며 해외로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청문회장에는 그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책임지겠다는 호언장담은 그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가벼운 변명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지금 현재 대한민국 축구협회는...

 

이것은 단지 한두 사람의 일탈이나 우발적인 실수가 아닙니다. 독일이나 일본 등 선진 축구 시스템을 살펴보면, 철저히 세분화된 유소년 가이드라인과 투명한 클럽 행정 시스템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갑니다. 그들은 실패 앞에서 원인을 분석하고 행정적인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려내며 다음 세대를 위한 밑거름으로 삼습니다.

 

반면 우리의 현실은 어떠합니까? 불투명한 밀실 행정, 원칙을 무시한 의사결정, 그리고 문제가 터지면 자리에서 도망치기 바쁜 무책임한 태도들이 켜켜이 쌓여 왔습니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운영 하나하나가 모여, 결국 지금의 무능력하고 뼈대 없는 조직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우리 축구 팬들이 원하는 것은 희생양을 찾아 돌을 던지는 것이 아닙니다. 상식적인 행정, 투명한 절차, 그리고 결과에 대해 어른답게 책임지는 모습을 원할 뿐입니다. 곪아버린 환부를 도려내지 않고 덮어두기만 한다면, 4년 뒤의 월드컵에서도 우리는 또다시 같은 청문회장을 바라보며 똑같은 한숨을 내쉬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번 사태를 어떻게 지켜보셨나요? 이제는 정말 근본적인 시스템의 변화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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